life
서른살 생일을 보내고
고규마
2021. 11. 6. 01:56
생일날엔 축하받는 기쁨도 있지만 성인이 되고 부터는 한해의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날이다.
오늘도 그랬다. 유난히 더 그랬다.
생일에 카톡으로 나에게 선물을 주는 사람 가운데에 날 당황하고 부끄럽게 만든 사람은 내가 욕하던 사람, 귀찮아서 내가 생일을 챙기지 않은 사람, 굳이 생일을 챙기기에는 서로 부담스러울꺼라는 생각으로 생일을 지나친 사람, 이렇게 크게 세 분류의 사람이 있다. 날 싫어한다 생각하여 마음속으로 거리를 두었던 전 사수에게 선물을 받았을 때 가장 내 얼굴이 달아올랐던 것 같다.
내 생일은 11월이라 이 때 쯤이면 한 해를 돌아보고 추수하게 되는 시즌이다. 아, 올해는 30대가 되어 조금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생일을 맞아 유난히 더 부끄러운 마음으로 한 해를 추수하게 되었다.
어릴 때는 어른이 되어 그 어린날의 고민만 해결되면 남은 인생에 큰 고민거리는 없을꺼라 생각했는데, 인생은 끊임없이 길을 걷는 여행가의 기분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삶의 균형과 지난 나의 선택에 대하여 처음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 가족, 일, 자아성취에 대한 열망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고민이 되고 마음속으로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아성취쪽으로 마음이 쏠릴 때면 가족을 신경써야 하는 지금의 상황에 대하여 과거의 나의 선택이 최선이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게 된다.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살아가게 될까.
좀 더 세월이 흘러서 지금의 나를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